(앵커)
눈으로 감상하는 미술은 시각 장애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고 많이들 생각하시죠.

그런데 이런 선입견을 깰 수 있는 미술 전시가 개막했습니다.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과 후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전시회...

계속해서 박수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카메라와 시선을 마주친 사진 속 고라니가 관람객을 응시합니다.

고라니와 눈을 맞출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은 손에 전해지는 감각으로 낯선 생명과 만납니다.

* 하유리
"눈이랑 이빨이랑 (이빨이 정말 커요) 네, 이렇게 긴 거잖아요. (입을 다물고 있는데 튀어나와 있습니다) 아."

매만질수록 형태가 허물어지는 이 조각은 비누로 만든 작품입니다.

누군가의 손을 깨끗하게 해주기 위해 자신을 소멸시켜야 하는 숙명을 눈으로 손으로, 냄새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장애 없는 감상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여느 전시 작품들과 닮은 듯 다릅니다.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촉각, 후각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존 작품들을 새롭게 재구성했습니다.

* 김형수 광주 시각장애인 복지관 관장
"미술 작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할까요? 우리가 시각장애가 되면 후각이라든가 청각이라든가 촉각이 많이 발달되거든요. 바람결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아주 편안한 관람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 장애인 문화예술원이 올해 무장애 문화향유 지원사업으로 선정한 이번 전시는 문화적 포용과 다양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습니다.

작품 콘셉트뿐만 아니라 전시 안내와 관람 동선, 작품 해설까지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로 채워졌습니다.

* 이선 큐레이터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
"예술이라고 하는 영역이 요즘 말로는 배리어 프리라고 하는데 배리어 프리를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그게 이번 <모두의 미술, 소리와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모두에게 가까운 예술이 되기를 바라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양림동 이강하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 박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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