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미술, 소리와 미술관 포스터. 이강하미술관
광주광역시 이강하미술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강하미술관은 8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두의 미술, 소리와 미술관’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술에서 주로 다루던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들을 통해 예술의 의미를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는 문선희(사진), 신미경(조각), 장전 프로젝트(AI미디어아트) 등 세 작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세 작가는 기존 작품을 무장애 전시 작품으로 새롭게 구성해 다양한 감각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문선희 ‘라니101 Water deer101_80x60cm_Pigment print_2022’. 이강하미술관
문선희 작가는 10여 년간 촬영한 고라니 얼굴 사진 작품 ‘라니’를 출품했다. 관람객은 사진 옆에 설치된 촉각 작품을 만지며 입체적인 고라니 얼굴 형태를 느낄 수 있다. 음성 자막 영상도 함께 제공해 시각·청각장애인들이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감상하도록 도왔다.
신미경 ‘신미경_풍화 시리즈_석고붕대, 레진, 청동_2023년’. 이강하미술관
신미경 작가는 비누로 만든 조각 작품들을 선보인다. ‘천사’, ‘풍화 프로젝트’, ‘육체를 떠난 영혼’ 등은 원형 좌대 위에 놓여 관람객이 직접 만질 수 있다. 전시장 세면대에는 비누 조각 작품이 설치돼 관람객이 손을 씻으며 촉각과 향으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장전 프로젝트 ‘랜덤 포레스트_영상, 인공지능 감정분석, 안면인식_2025년 다시 만든 작품’. 이강하미술관
장전 프로젝트는 AI 기술을 활용한 ‘랜덤 포레스트’ 작품을 다시 만들었다. 관람객의 얼굴 표정을 카메라로 인식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별 감정 그래프와 음향을 제공한다.
전시장에는 장애인과 문화 취약계층을 위해 접근성을 개선했다. 쉬운 말과 큰 글씨로 된 전시 안내문, 수어 해설 영상, 작품 음성 해설이 제공된다. 접근성 테이블에는 점자 워크북과 점자 안내도를 비치했다.
전시 관람 동선을 따라 작품 앞에 점자 블록을 설치했다. 미술관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 미취학 아동, 어르신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구성하고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광주 공립미술관의 문화소외계층 관람객 확대와 문화적 포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월요일 휴관이며,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네이버나 유선으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 이휘빈 기자
